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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146

질문을 질문하는 여행 - 부산에서의 결론 덜컥 부산까지 가서 알고자 한 것을 드디어 다 알았냐고 하면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많이 걸었고, 보았고, 먹었고, 마셨고, 웃었다. 많이 이야기했고, 생각했고, 날려 보냈고, 붙잡았고, 마음속에서 매듭지었다. 내게 필요한 건 혼자만의 시간이 아니라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과의 대화였나 보다. 보고 싶어서 당장 달려갈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렇게 찾아가도 흔쾌히 만나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감사하다. 나는 부산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이야기했고, 언니는 다행이라며 기뻐했다. 오랜만에, 평생 안 할 게 아니라면 지금 해야 돼. :) 고등학생 때 나는 사람 사는 이야기 듣는 게 좋아서 밤만 되면 라디오를 끼고 살았다. 하루 14-15시간을 학교에서 공부만 하기도 바쁜데 왜 그렇게 다른 사람 사는 이야기가 궁금했.. 2021. 11. 7.
질문을 질문하는 여행 "템플스테이든 여행이든 일상을 벗어나서 자꾸 어딘가로 가려는 사람은 현실에 뭔가 만족하지 못하는 거예요. 현재에 만족하면 벗어나려 하지 않아요. 결핍이 있어서 외부에서 자꾸 뭔가를 찾으려고 하는 거예요. 여기에 온 여러분들도 한편에는 이런 생각들이 있을 거예요. ... 가볍게 휴식하러 온 걸 텐데, 무거운 이야기를 해서 미안합니다." 스님과의 차담 시간이 한창 무르익고 마무리를 앞두고 있을 때, 스님이 이런 말을 했다. 나를 포함하여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는, 지금의 내가 기분전환이 필요하다는 건 잘 아는데, 정작 나의 결핍이 무엇인지는 도통 모르겠다는 거다. 스님이라고 답을 딱 내려주시는 것도 아니고, 답을 찾는 건 결국 난데 난 나의 무엇을 궁금해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질.. 2021. 11. 3.
대나무 숲 블로그를 대나무 숲으로 쓰는 시간이 돌아왔다. 속시원히 말도 못 하는데 글로 쓸 곳이라도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늘 생각한다. 오늘도 의식의 흐름. 케케묵은 메신저 하나를 드디어 탈퇴했다. 진작 했어야 하는 건데 생각보다 너무 늦어져서 후폭풍이 더 심한 것 같다. 한두 달에 한 번, 혹은 일 년에 두 번 정도 가끔 울리는 메신저에, 올 한 해는 유독 스팸 메시지도 비슷한 횟수로 왔다. 당신들이 찾는 코리안 디자이너 킴 같은 사람 여기 없어요. 메신저를 탈퇴하기 전에 중요한 메시지들을 백업하고 싶어서 친구 B와의 대화를 쭉 훑어봤다. 자매들을 안 만큼이나 오래 알고 지낸 친구. 이역만리 타지에 있어도 최소 일 년에 두 번은 메신저를 울리던 대상 중 하나였다. 매번 이 메신저, 저 메신저 배회하다가 만 3년.. 2021. 10. 14.
어제와는 다른 오늘, 8월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재개했다. 정식 서비스를 하기 전에 메일로 사진 같은 것들을 받아볼 수 있다고 해서 신청했는데, 2014년인가? 이후로 접속한 적이 없는 사람들은 아직 자료들을 받아볼 수 없다고 한다. 도토리 환불 신청도 가능하길래 혹시 있으려나 싶어 조회해보니 도토리 1개(100원)가 남아있었다. 참 귀여운 금액이네. 싸이월드에 올렸던 게시물도 게시물인데, 내가 어떤 노래들을 BGM으로 했었나 궁금해서 다시 들어가보고 싶다. 싸이월드 한창 할 때가 아마 중딩 때라 P&Q, 소울컴퍼니 듣고 그랬던 것 같은데. (팔로알토 팬 15년차) 추억의 싸이월드가 정식 오픈하면 과연 어떤 모양새일지! 카카오톡(K-메신저)이나 네이버(K-검색엔진)처럼 K-SNS를 장악할 수 있을까? 번아웃 씨게 온 주말, 친구 덕.. 2021. 9. 6.
번아웃 온 주말 2n살의 나는 이걸 어떻게 했을까, 작년의 나는 이걸 어떻게 했을까, 하면서 지금의 나는 예전의 그 어떤 때보다 훨씬 더 매운맛 N잡을 해내고 있는 중이다. 아마 주 60시간쯤 일하는 듯. 거기에 이동시간까지 더하면 평일에는 정말 내 시간이랄게 없이 일만 하며 사는 중이다. 그러다보니 주말에는 누워있다가 시간 다 가고... 다른 걸 할 힘 같은게 생기질 않는다. 이게 바로 번아웃이 아닐까 싶은데 끝이 보이니 어찌저찌 그냥 존버하고 있는 중. 커피나 한 잔 하자며 친구를 불렀는데, 자전거를 타러 가자고 해서 3년 만에 따릉이 어플을 깔았다. 예전엔 패기 넘치게 1시간 반 걸려 자전거 퇴근을 하곤 했는데. 지금도 저녁에 시간만 된다면 사실 일주일에 한두 번쯤은 자전거 퇴근 해보고 싶다. 다만 그 거리가 한 .. 2021. 8. 9.
6월의 잡념들 우와. 5월의 잡념을 쓴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6월도 다 지나갔다니. 이대로 눈 감았다 뜨면 (무사히) 9월 4일쯤 되게 해주세요. 6월 블로그가 뜸했던 이유는, 피곤해서 혓바늘 돋고 입천장 빵꾸나는 입병 기본으로 달고 사는 요즘이라 그렇다. 고정 수입이 있는 것에 감사하며 일감 있을 때 나를 갈아넣는 프리랜서의 심정이 뭔지 알겠는데, 알아버린게 왠지 슬프네. 코로나19 백신 맞을 때 면역력이 높을수록 여러 증상들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아마 나는 지금 맞으면 굉장히 편안하게 지나가지 않을까 싶다. 워낙 고된 상황, 환경 다 겪어보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잘 살아서 사실 웬만한 걸로 삶의 질이 높다/낮다를 예민하게 느끼지 않는다. 내가 '삶의 질이 낮다'고 느낄 정도라면 아마 집이 없어서 온갖 .. 2021. 7. 4.
어느 평일 저녁 평일 저녁이 모처럼 비어서 적어보는, 오늘도 사색의 글. 공연장 언니들을 안 지도 벌써 5-6년이 되었다. 언니들이 지금의 내 나이쯤일 때 처음 만났는데 시간이 참 빠르네. 그때의 언니들은 참 커보였는데 나는 언니들의 나이가 됐음에도 여러모로 아직 불완전하다고 느낀다. 내가 스스로를 이만하면 다 되었다고 느끼는 날이 오기나 할까. 공연장을 한창 다닐 때는 같이 사는 친오빠 얼굴보다도 더 자주 보다가, 공연을 안 가면서부터는 그야말로 가끔씩 오래 보는 사이가 되었는데, 언제 어디서 봐도 참 반가운 사람들이다. 사는 건 다 다르지만 어떤 결이 비슷해서인지 언니들과의 대화는 다 흥미롭고 배울점이 있고 새겨들을 것들이 있다. 취미가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이렇게나 유쾌하고 유익합니다. 마음이 편안할 땐 밖에서.. 2021. 6. 15.
5월의 잡념들 의식의 흐름. 언젠가는 글로 남겨야지 생각만 하던 것을 미루고 미루다 보니 벌써 6월 중순이 다 되어 간다. 5월은 책도 한 권 못 읽고 결국 책 리뷰도 못 올렸다. 마음에 부채감 같은 게 쌓였다. 6월은 더 바쁠 것 같은데. 사람에게 많이 닫혀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잘 안 믿고, 처음 관계를 맺을 땐 꽤 방어적이고, 누구에게도 잘 기대려 하지 않는다. 내 얘기를 잘 안 하는 것도 그 속성 중 하나일 수도 있고. 덕분에 내가 힘들어질 때도 있지만, 별로 바꾸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내가 마음을 열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한테나 잘하면 되지. 이건 결국 "나는 그냥 닫힌 채로 계속 살겠습니다-"라는 의미이려나. 사람은 안 믿는데 가끔 겁대가리가 없어질 때는 있다. 특히 여행 가서 .. 2021. 6. 7.
나의 프랑스어 독학기 (feat. 듀오링고) 듀오링고 네덜란드어 코스를 다 끝내버렸다. 올초에 끝낸 뒤로 지금은 가끔씩 들어가서 복습만 해주고 있다. 듀오링고에서 더 이상 공부할 네덜란드어 콘텐츠가 없으면 다른 언어를 공부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렇게 시작한 게 바로 프랑스어다. 프랑스어도 어느덧 주제별, 단계별로 100 콘텐츠 이상 공부했다. (왕관👑 옆 숫자가 학습 완료한 숫자) 그래서 이건 왕관 100개 돌파 기념 기록물이다. 프랑스어를 공부하게 된 계기는, 벨기에에서 일하는 것에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벨기에는 프랑스어+더치어를 쓰는데 프랑스어 비중이 좀 더 높은 듯하다) 시작해보니 비슷한 듯 다른 유럽어 공부하는 게 나름 재미도 있고, 공부해두면 언젠간 쓸 데도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도 벨기에 친구랑 종종 연락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2021.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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